'뭐 어때../밤에 쓰는 편지'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6.22 노통을 보내며...
  2. 2009.02.25 2009년의 우리들 - 브로콜리 너마저
  3. 2008.12.16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4
  4. 2008.11.01 존재

처음. 최선이었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 때. 차악이었을 뿐이었다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알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마웠습니다.

 파벌하나 없는 주제에 양심과...조중동과

타협하지 않아줘서 고맙습니다.

 훗날.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

 마이클조던과 동시대의 사람이었노라고,

이만기라는 장사를 아느냐고

 노무현이라는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았노라고.....

 그렇게 말하겠습니다.

  

당신 앞에 햇살이 깃들길 기원하겠습니다.

 진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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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노대통령께서 서거한 이후에 쓴 글이 아닙니다.
이 글은....불과 작년 2월. 노통께서 대통령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고
시민으로 되돌아 오실때 고마움과 미안함을 담아 제 싸이에 썼던 글 입니다.

그리고....그 분이 가신 지금.
그때 했던 말....그 이상의 말을 더 찾을수가 없습니다.



햇살 한 점 허락되지 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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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는 그럴 줄 알았지
2009년이 되면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너에게 말을 할 수 있을거라
차갑던 겨울의 교실에 말이 없던 우리
아무 말 할 수 없을만큼 두근대던 마음

우리가 모든게 이뤄질거라 믿었던 그 날은
어느새 손에 닿을 만큼이나 다가 왔는데
그렇게 바랬던 그 때 그 마음을 너는 기억할까

이룰 수 없는 꿈만 꾸던 2009년의 시간을
그렇게 바랬던 그 때 그 마음을 너는 기억할까
잊을 수 없는 꿈만 꾸던 2009년의 시간을

'2009년의 우리들'
브로콜리너마저 1집 <보편적인 노래>



참 좋다.

들으면서 메신저너머의 친구에게 말했다.
'휴일이 아닌 나만 쉬는 어느날, 어느 한적한 길가에서 잡아탄 버스 창을 열고 바람을 맞는 느낌이다'

90년대. 아무것도 결정된것이 없던 하루하루 불확실한 앞날에 고민하던 날들에....
그 버스 맨 뒤 두번째 자리에 앉아 있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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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 '불후의 명곡'에 김창완 아저씨가 나왔다.

워낙 버라이어티에서 보기 힘든 분이라 열심히 봤다. 참 많이 늙으셔다.
나이는 서서히 먹는게 아니라 몇년에 한번씩 어떤 일이 있을때 마다
몇년치를 한번에 늙는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청춘'이라는 노래를 아이 돌때 만들었다고 한다.

"언젠간 가겠지...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 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이런 노래를 아이 돌 때 만들다니.

모든 출연자들도 웃고, 나도 웃었지만 난 너무너무너무 그 심정을 알 것 같았다.



어릴적부터 너무 동안이라 국민학교 4학년 때도 야구장에 미취학 아동이라 속이고 들어가기도 했고, 군대 때 까지도 내 나이보다 서너살은 항상 어려 보였다. 체력이 저질이긴 했지만 그 따위 체력은 오기와 개깡으로 다 커버가 가능했다. 막말로 남들이 30키로씩 들고 날라야 하는 짐이 있으면 나는 10키로씩 세번 왔다 갔다 하면 그만이니까. 힘이 없어서, 체력이 부족해서 남이 할 일 못 한 기억은 별로 없다.

정말 잘 안아팠던 것인지, 어지간히 아파서는 아프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모르지만 그 흔한 결석한번 한적도 없었다. 하다못해 군대에서도 아픈적이 없이 없어서 아프다는 다른 사람 근무까지 대신 서고는 했다. 내 몸 생각도 못하고 또 오기랑 개깡은 얼마나 컸던지. 유격훈련때 장애물하나를 통과 못하고 실패했는데 '실패한 올빼미 중에서 오늘 이거 다시 해보지 않으면 밤에 잠을 못잘것 같다. 하는 사람 나옵니다' 하는 소리를 듣고는 옳커니 하고 냅다 혼자 튀어 나가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또 떨어져서 썩은물에서 뒹굴어야 했다. -_-

후....저질체력이 감당하지 못할 오기를 가졌던 것 같다.

여자들의 부러움까지 받았던 피부는 푸석푸석 거칠어지고, 무릎은 정말 칠순노인네 처럼 쑤시고 아프다. 10층 이하는 무조건 계단으로 뛰던 습관은 2층 이상 엘리베이터로 바뀐지 오래전이고, 쇠도 소화시킬것 같은 뱃속은 이젠 뭘 먹기가 조심스럽다.

젊을땐 뛰면 머리에 후까시준거 망가진다고 걸어다녔는데 이젠 횡단보도 보행신호가 깜박거려서 그거 조금 뛰면 몸이 천근만근이다. 20대 중후반에 한번 폭삭 나이를 먹었던 것 같은데, 30초반을 넘어 서면서 또 한번 늙는것 같다.

준석이랑 윤석이의 티없는 혀도 부럽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무릎이 부럽고, 하루종일 놀아도 또 놀자고 보채는 체력이 너무 부럽다.
새하얀 치아도 부럽고, 매끈한 피부도 부럽다.

그리고 이 녀석들도 세월이 지나면 나이를 먹고, 사는 걱정을 해야 하고, 언젠간 아이도 낳고 늙어가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참....서른 중반에 방정맞기도 하지.




- 청춘 -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가고 없는 날 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 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거야.

날 두고 가는 님은 용서하겠지만 날 버리고 가는 세월이야
정 둘 곳 없어라 허전한 마음은 정답던 옛 동산 찾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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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히 사춘기라는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정도로
딱히 특별했던 기간이 없었던 것 같다.

언제였을까?

반에 있는지 없는지 몰랐던 아이에서
갑자기 말이 많아졌던 국민학교 6학년?
일년사이 8센티를 컸던 중학교2학년?
한달이 넘는 방학기간 내내 소집일 딱 하루 외출하고
단 한번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칩거했던 고1?

중학교1학년때
저녁에 많이 울었다.

만일에 전쟁이 난다면, 그래서 내 아는 사람들이 죽는다면.
긴 시간이 흘러서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신다면
그래서 식구들을....그래서 아는 사람들을 더 볼 수 없게 된다면.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은 밤동안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많은 날 컴컴한 방에 누워 눈물을 흘리다 잠들었다.

그때 였던 것 같다.

나에게 죽음이란 '더 볼 수 없다는 것'이었고
내가 눈물을 흘린건 '죽음'이란 말이 주는 뉘앙스보다는
그 소멸로 인해 파생되는 '더 이상 볼 수 없음'이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땐 왜 그랬을까?

그땐 이사를 갈 때에도 집의 먼지...서랍속의 죽은 벌레까지
모두 챙겼다. 내 근처의 존재들이니까.
그 존재들이 사라지면 '더 이상 볼 수 없음'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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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없던것은 계속 없어도 슬프지 않다.

존재하던 것의 소멸은 슬픔을 동반한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소멸을 향해간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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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에 4년 전에 썼던 글이다.

중학교 때에나,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에게 있어 '존재'는 여전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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